[파이낸셜뉴스] 하늘에서 천사 대신 그녀를 내려 보낸 게 아닐까.
연인을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 간 싱가포르 여성이 근황을 전했다. 전신의 80%에 화상을 입고 한때 생명이 위독했으나 5개월 만에 퇴원한 뒤 최근 다시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2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 레이비 오(26)는 최근 재건 수술을 받기 위해 싱가포르종합병원(SGH)에 입원했다. 그는 "수술 때문에 한 달 간 입원할 예정이며 내년에도 여러 건의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회복은 느리지만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씨는 올해 2월 13일 오전 5시 42분쯤 싱가포르 탄종파가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부근 식당에 있었다. 오씨의 남자친구 조나단 롱(29) 등 20대 남성 5명이 타고 있던 사고 차량은 중심을 잃고 미끄러져 상점에 충돌한 뒤 화염에 휩싸였다. 오씨는 차량을 향해 질주하더니 그대로 불 속으로 들어갔다. 믿기 힘든 장면은 현장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목격자들 증언에 따르면 오씨는 차량 문을 열려고 했다. 차에 탔던 5명은 모두 사망했고, 온몸에 불이 붙은 오씨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신의 80%에 화상을 입은 상태라 회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의료진의 헌신과 네티즌들의 응원에 힘입어 6월 퇴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절한 말로 힘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썼다. 고인이 된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하트와 함께 올리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오씨는 비행기 승무원으로 일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16세 때부터 '게타이(Getai)' 가수로도 활동했다. 게타이는 싱가포르식 트로트로, 혼령을 달래는 유명 음악 공연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