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러 명이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서 모여 특정 행동을 한 뒤 곧바로 흩어지는 '플래시몹' 형태의 강도 행각이 잇달아 발생해 현지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현지시간) CNN 등은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 오크브룩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에 강도 14명이 난입해 12만달러(약 1억4268만원)의 물건들을 훔쳐 갔다고 보도했다.
오크브룩 경찰은 이들이 쓰레기봉투를 꺼내 핸드백 등 상품들을 쓸어 담은 뒤 달아났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에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평화롭게 쇼핑을 즐기는 손님들 사이로 복면을 쓴 강도들이 우르르 들이닥친다. 이들은 순식간에 진열대에 있는 상품들을 보이는 대로 쓸어담더니 재빠르게 도주한다. 이들이 매장을 털어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0초 정도다.
경비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이들은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타고 도주한 뒤였다. 오크브룩 경찰서장 제임스 크루거는 “현재 용의자들의 차량번호를 확인했으며 폐쇄회로(CC)TV와 사견 현장에 남긴 단서를 바탕으로 그들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시카고 교외 노스브룩의 루이비통 매장에 강도 8명이 들이닥쳐 6만6000달러(약 7800만원) 상당의 물건들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경찰은 “두 사건이 연관돼 있는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다만 유사점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밤 캘리포니아의 한 백화점에서 강도 80여명이 동시에 들이닥쳐 명품을 훔쳐 달아난 일이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쇠막대와 큰 가방을 들고 선반 등 내부 시설을 부수고 매장의 물건들을 털었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 직원 2명이 폭행을 당하고 1명은 스프레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은 미리 준비된 차량 25대를 타고 달아나면서 3명만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조직적인 절도”라며 “이들이 또 다른 범죄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정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이 사건에 대해 “최근 디자이너 상점을 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플래시몹’ 강도 사건 중 가장 최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