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순대 공장' 납품리스트에 충격받은 네티즌들

입력 2021.11.04 08:23수정 2021.11.04 15:38
조떡, 엽떡, 국대...죠스...
'벌레 순대 공장' 납품리스트에 충격받은 네티즌들
비위생 환경에서 순대를 만들었다는 폭로가 나온 진성푸드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연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셜뉴스] "당분간 순대는 못 먹게 생겼다." 어제(3일) 기사에 쓴 문장이다. 그런데 정말 못 먹게 생겼다.

한 순대 공장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식품을 만들고 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해당 업체가 국내 대부분의 분식 브랜드와 대형 마트에 순대를 납품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금 난리난 순대공장에서 납품받고 있는 업체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 상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글은 비위생 환경에서 순대를 제작했다는 폭로가 나온 진성푸드에서 식품을 받는 업체들을 보여준다. 이 업체 목록은 진성푸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여기에는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죠스떡볶이,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두끼, 동대문엽기떡볶이 등 국내 유명 분식 브랜드가 대거 포함돼 있다.

한 커뮤니티에 해당 글을 쓴 누리꾼은 "사실상 우리가 먹는 모든 순대가 여기 업체라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KBS는 순대 제조업체의 내부 공정 영상을 지난 2일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순대 양념과 섞이거나 공장 찜기 바닥에 벌레가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을 촬영했다는 전 업체 직원은 "판매하기 곤란한 제품을 갈아 새 순대의 재료로 사용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벌레 순대 공장' 납품리스트에 충격받은 네티즌들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아래 바닥에 벌레들이 붙어 있다. KBS 보도화면 캡처

이에 해당 업체는 "퇴사 직원의 악의적 제보"라고 반박했다. 업체는 천정에서 물이 나와 충진통에 떨어졌다는 보도는 "지난 2월 동파로 인해 배수관로에서 물이 떨어졌다"며 "충진돼 제품화된 사실은 절대 없고 양념은 모두 폐기했으며 동파는 수리 완료해 현재 이상 없다"고 했다.

공장 바닥에 유충 및 날벌레가 발견됐다는 것에 대해서도 "방제 업체에서 모두 처리했으며 찜통은 모두 밀폐돼 벌레가 유입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또 판매 가치가 떨어진 순대 완제품을 재포장 의혹에 대해선 "일부 재가공이 있지만, 방송내용처럼 유통기한 임박, 재고를 갈아 넣었다는 것은 편파적인 편집과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순대 등 제조시설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진성푸드를 불시에 조사한 결과 '식품위생법'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진성푸드가 제조하고 이마트, GS리테일 등 14개업체가 판매한 순대 39개 제품에 대해 회수 조치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순대를 먹지 말아야겠다", "구충제라도 먹어야 하나", "회사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네", "벌레가 있는데 못 들어온다니 그게 말인가요",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는데 태연하게 작업을 계속하던데 그걸 폐기했다는 걸 어떻게 믿으라는 건가"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벌레 순대 공장' 납품리스트에 충격받은 네티즌들
비위생 환경에서 순대를 만들었다는 폭로가 나온 진성푸드의 공지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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