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공론화가 돼야 움직이는 건 개인이건 집단이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고깃집에서 9만원 어치의 음식값을 내지 않고 도망간 이른바 ‘강서구 고깃집 먹튀 사건’의 당사자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자 가게에 찾아와 사과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A씨는 2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날 공론화가 되다 보니 오후 5시쯤 한 분이 가게에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분은 못 오셨고, 여자분과 보호자로 보이는 두 분이 오셨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절대 의도한 게 아니었고 계산 안 한 지 몰랐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달 30일 A씨가 속상한 마음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주목 받았다. 한창 가게가 바쁜 저녁 시간에 식당을 찾은 남녀 손님은 고기 4인분, 소주 2병, 음료수 2캔, 냉면, 된장찌개, 공깃밥을 먹고 계산을 하지 않았다. 가격으로는 9만원 어치라고 한다.
A씨는 “그 당시 너무 바빠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며 “CCTV 화면을 살펴보니까 남성이 뒷문으로 나가서 화장실을 간 것 같다. 자리를 비우자 여성이 나갈 채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비라고 해봤자 마스크를 꺼내는 정도였다. 남성이 들어오자마자 여성이 먼저 나갔고, 남성도 바로 뒤따라 나갔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자영업자들을 대표해 “이렇게 무전취식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경범죄에 해당하므로 이런 일을 저지르는 분들도 죄책감 갖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 역시도 그랬는데, 경찰에 신고하고 이후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재수가 없었다’ ‘잊어버리자’ 하기 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더 비일비재한 것 같다”며 “금액을 떠나서 손님에게 행복을 드리고자 노력하는 선량한 자영업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