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 논란 휩싸인 스타벅스...손가락이 뭐길래

입력 2021.11.02 07:05수정 2021.11.02 10:24
시선의 차이가 이렇게 클까
'메갈' 논란 휩싸인 스타벅스...손가락이 뭐길래
지난 1일 오후 찾은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 2층에서 본 벽화(아트월) 모습.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유사한 형상을 띠고 있다. 2021.11.2/뉴스1


'메갈' 논란 휩싸인 스타벅스...손가락이 뭐길래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왼쪽)와 스타벅스 벽화 모습(오른쪽) 비교. 2021.11.2/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의 한 스타벅스 매장 내부 벽화(아트월) 작품이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스타벅스 매장 내부 벽화 속 작품이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매장 2층 벽화에는 무언가를 잡고 있는 손가락과 주변으로 나뭇잎이 그려져 있다. 해당 그림은 '메갈리아'의 로고 속 손가락 모양과 월계수 잎과 유사한 모습이다.

'메갈리아' 로고는 이용자들이 남성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이미지로 손 모양은 한국 남성의 주요 부분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해당 매장에서 만난 손님들은 그림을 보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남녀 간에 상반된 반응이었다.

매장에서 공부하던 30대 여성 A씨는 작품과 남혐의 연관성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손을 저었다.

그는 "대체 저 그림을 보고 어떻게 '남혐'이라는 생각이 드냐"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아니냐. 물건 집는 손가락 모양일 뿐인데 메갈리아 로고와 연관 짓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맞은편에 앉은 20대 남성 B씨는 "안 그래도 멀리서 그림을 보고 긴가민가했다"며 "손가락만 있었으면 의심이 덜 했을 텐데 옆에 있는 나뭇잎까지 보니 '빼박(빼도 박도 못 하게)' 메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해당 벽화는 미국 아티스트 제시 르듀(Jesse LeDoux)와 본사가 직접 계약해 걸린 작품이다. 스타벅스의 모든 벽화 그래픽은 전세계적으로 디자인돼 범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메갈리아'와 손가락 모양, 의미 등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콩이 손상되지 않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가 아닌 손으로 일일이 따야 한다. 이를 핸드 피킹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손가락 사이 잡고 있는 것은 작은 커피콩(커피 체리)이고, 주변을 둘러싼 것은 그 잎이다. 스타벅스의 고급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형상화한 것뿐이다. 부디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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