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4000만원어치 '황금쌀' 뿌린 사람의 정체

입력 2021.10.20 07:13수정 2021.10.20 07:42
아니 그걸 왜...
[파이낸셜뉴스]
길거리서 4000만원어치 '황금쌀' 뿌린 사람의 정체
'황금 쌀' 버리기 퍼포먼스를 벌인 중국의 행위예술가 양예신의 모습=신화왕 갈무리
중국 출신 행위예술가가 중국의 식량 낭비 문제를 풍자하기 위해 '황금 쌀' 버리기 퍼포먼스를 벌였다가 되려 역풍을 맞았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남성 행위예술가가 순금으로 만든 '황금 쌀'을 거리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남성은 23만 위안(약 4200만원)을 들여 순금 500g을 황금 쌀 1000알로 주문 제작했다. 그리고는 15일부터 이틀에 걸쳐 상하이 시내 쓰레기통, 맨홀, 풀밭, 강 일대를 누비며 한 알씩 버렸다.

이 남성은 퍼포먼스 과정을 촬영해 웨이보에 '황푸강에 황금 쌀 1000알을 던지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조회 수 2억 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이 퍼포먼스를 진행한 남성은 광고회사 '티엔위콩' 대표 양예신으로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오길 비' 출신이다. 광고 크리에이터로 칸 국제광고제 등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기도 하다.

양씨는 중국의 음식 낭비 실태를 비판하고 식량의 중요성을 일깨우자는 취지로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골 출신으로서 쌀 한톨에 밴 농부들의 고된 땀의 가치를 안다. 하지만 식당은 생각 없이 음식을 퍼주고, 사람들은 쉽게 남기고, 쉽게 버린다"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또 "극단적인 물건을 이용해야 흥미와 경각심을 모두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황금 쌀을 버린 것"이라고 자신의 퍼포먼스를 설명했다.

양씨의 퍼포먼스와 퍼포먼스 기획 취지가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웨이보가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는 응답자 60% 이상이 퍼포먼스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쌀은 금이고, 금은 쓰레기냐. 금을 버린 것도 낭비다", "돈 많은 사람의 과시이자, 예술을 빙자한 마케팅"이라는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음식 쓰레기 문제가 화제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라는 일부 지지 의견도 있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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