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있는 머리카락·휴지 이런 것을 입에 쑤셔 넣었어요. 발버둥 치면서 싫다고 했는데도 '이런 것까지 먹어야 정신을 차리고, 네가 달라지고 깨우친다'고 했어요."
과외선생님으로부터 10년 넘게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비롯해 학대·착취를 당한 30대 여성 A씨가 지난 5일 KBS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A씨는 중학교 3학년 때이던 지난 2003년 과외교습소 원장인 여성 B씨를 만났다. 그의 조언에 따라 대학과 학과까지 정했고, 대학에 들어간 뒤 아예 B씨 집에 들어가 과외교사로 일하며 가사노동까지 맡았다고 한다.
그는 이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학비 수천만원을 B씨에게 빼앗기는 등 학대를 당했다고 말했다. 입지 말라는 속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알몸'으로 베란다에서 8시간 동안 벌을 서야 했고, '살려달라'고 했지만 인분을 종이컵에 담아 먹이기도 했다고 A씨는 전했다. 수차례 도망치려 했지만 다시 붙잡히면서 노예생활이 이어졌다고 한다.
한편 창원지법은 지난 8월 21일 B씨에게 상습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B씨는 A씨 외에도 당시 20살이던 내연남의 딸 C씨를 14회에 거쳐 상습 폭행하고 피해자들끼리 가혹 행위를 하게 시키는 등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B씨는 피해자들에게 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신뢰를 얻는 방법으로 심리를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기분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폭행 및 가혹 행위를 했고 강도와 시간, 계속성, 반복성의 측면에서 볼 때 폭행의 정도도 중하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