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영국 미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저 바이그레이브(37)는 지난해 2월 영국 데번주 다트머스의 한 술집 밖에서 임신 28주의 A씨를 향해 발길질했다.
당시 바이그레이브는 술에 취한 채 유리잔을 술집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등 술집 규정을 어겨 종업원들한테 제지당했다.
곧이어 바이그레이브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자, 근처에 있던 A씨는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여동생과 함께 나섰다. 이때 A씨는 바이그레이브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바이그레이브는 문을 발로 차듯 A씨의 배를 걷어찬 뒤, A씨 여동생의 머리채를 잡아끌어 웅덩이로 내던졌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지만, 아기는 숨졌다. 이후 태아 살해죄 및 신체 상해죄로 기소된 바이그레이브는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바이그레이브는 체포된 후 A씨의 유산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면서 "아기를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고의성이 없음을 항변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임신부, 여성을 해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국 법원의 배심원단은 그간의 일들을 자세히 조사해 이날 5시간이 넘는 숙고 끝에 태아 살해죄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그러나 A씨와 그의 여동생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평결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30일 두 여성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 재심 청구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