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후 쌀·소금 뿌린 공포의 노숙자, 어린 시절에...

입력 2021.09.30 11:02수정 2021.09.30 11:13
술 마시다가 술병으로 때렸다고...
살인 후 쌀·소금 뿌린 공포의 노숙자, 어린 시절에...
© News1 DB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시던 상대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노숙자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씨(32)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3일 오전 5시쯤 피해자 B씨의 집에서 술병으로 B씨의 머리를 내려치고 여러 흉기로 B씨를 수차례 찌르는 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2015년부터 일정한 직업 없이 보호소를 전전해 온 A씨는 범행 전날 저녁 서귀포시 자구리공원에서 우연히 B씨를 처음 만나 조만간 함께 이동노동을 하기로 하고 B씨의 집에서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돈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범행 당시 A씨는 B씨의 신체를 훼손하고 쌀과 소금을 뿌리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손가방을 들고 도망친 데 이어 이틀 뒤인 3월5일 제주의 한 편의점에서는 참치캔 등을 훔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A씨가 불우한 성장과정에서 비롯된 여러 정신질환으로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을 인정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상상을 초월하고 피해가 중대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질은 극히 불량하다"며 "특히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고, 유족은 시신 확인 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 받으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백하며 후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정신질환으로 말미암아 사물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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