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3김' 으로부터 '정치 9단' 타이틀(제목)을 물려받았다고 자부하고 있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입을 통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압박하는 솜씨(?)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박 원장은 '고발 사주' 제보자 조성은씨와 만난 일로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힘으로부터 '정치개입', '박지원 게이트'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윤 캠프와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명인 박 원장이 조씨와 자주 만난 것이 너무 수상하다며 '국정조사', '특검'까지 요구할 태세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이번 주 초반 몇몇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조성은씨는 국민의당에서 알고 지낸 똑똑한 후배다, 만남에서 제3자는 없었다"며 야당 주장을 물리쳤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SNS에 언론과 한 인터뷰 내용을 잇따라 소개했다.
특히 지난 14일엔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나", "윤우진(전 용산세무서장·윤대진 검사장 친형) 사건 내가 제일 먼저 터뜨렸고 모든 것 잘 안다", "윤석열과 술 많이 마셨다· 내가 입 다무는 게 유리"라는 가슴 서늘한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대놓고 윤석열 후보측에 경고장을 내민 셈이다.
18일엔 한걸음 더 나아가 "응? 누가 박지원을 건드렸다고?"라는 딴지일보의 기사를 턱하니 자신의 SNS에 내걸었다.
기사의 요지는 ΔMB시절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 등 9명을 낙마시킨 박지원 Δ문재인 대통령, 김무성 전 한나라당 대표도 상대편으로 만났을 땐 벅차했던 박지원 Δ태극권의 고수처럼 상대 공격을 뒷짐을 진채 가볍게 응수, 치명상을 입히는 박지원 Δ 선전포고 방아쇠를 당긴 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이러한 기사들을 공유한 것은 '자 봐라, 이래도 덤빌래'라는 뜻을 전하려는 의도다.
마치 2006년 신한솔 감독의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달인 오판수(백윤식 분)의 유명한 대사인 "너 그러다 피똥 싼다"라는 말을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