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박지원 국정원장은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를 향해 "누굴 저능아 취급하냐, 난 다 적어 놓는다"라며 정말 터뜨리길 원하느냐고 가슴 서늘한 질문을 던졌다.
최근 윤 후보측은 '고발 사주'을 제보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박지원 개입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에 박 원장은 지난 1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술 많이 마셨다,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마라"며 자신이 침묵하는 게 윤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박 원장과 따로 만나 함께 술 마신 적도,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며 "정보기관 수장이 대선주자에 대한 사실무근 이야기를 언론에 하는 것 자체가 국정원의 선거개입이고 정치공작 아니냐, 나에 대해 아는 게 있다면 다 까라"고 발끈했다.
이 말을 접한 박 원장은 1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기억이 가물가물한 거 같은데 난 다 적어놓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살얼음판 같은 정치권에 오래 머물렀던 박 원장은 평소 만났던 사람, 장소, 주고받은 말의 요지 등을 수첩에 꼼꼼히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원장은 '박지원의 정치개입' 주장에 대해선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절대 그런 적 없다"며 펄쩍 뛰었다.
박 원장은 "누굴 저능아 취급하냐, 어떤 바보가 홍준표 의원 참모이자 전 국정원 직원, 그리고 조성은씨와 그런 걸 모의했겠느냐"며 지난 8월 11일 롯데호텔에서 조씨와 만날 때 제3자(홍준표 캠프의 이필형)가 동석했다는 윤 후보측 주장을 물리쳤다.
그러면서 "나는 윤 후보를 다 좋게 이야기했다, 심지어 '관상쟁이가 김건희씨 관상이 좋다더라'는 관상쟁이 말까지 하고 다녔다"며 인간적으로 그러면 안된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