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최고령 검정고시 합격자 "미국 사는 손주와..."

입력 2021.08.30 11:31수정 2021.08.30 11:39
방통대 영문과를 가고 싶으시다고 ^^*
74세 최고령 검정고시 합격자 "미국 사는 손주와..."
울산교육청은 30일 '2021년도 제2회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합격자를 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뉴스1 © News1

(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아들과 손주가 미국에 살고 있어 영어회화 공부가 필요하거든요."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서 최고령 합격자로 발표된 차정숙씨(74·여·울산 중구)가 "손주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30일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도 제2회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에서 차씨를 포함해 초졸 김모씨(69), 중졸 최모씨(66·여)가 최고령 합격자로 발표됐다.

차씨는 "가정형편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자식을 두고 부모님께서 많이 아쉬워하셨다. 저 또한 배움에 대한 갈증이 계속 가슴 속에 남아 있었다"며 검정고시 도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을 보고 외워도 돌아서면 까먹고 해서 뒤늦게 공부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혼자서는 안되겠다 싶어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이 보내준 용돈으로 인터넷 강의를 등록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검정고시 공부를 하며 힘들었던 점에 대해 그는 "외울 것이 많은 한국사 공부는 정말 힘들었다. 국어는 지문이 너무 길어 시간 내 문제를 푸는 것 조차 힘겨웠다"고 토로했다.


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과 진학을 고려 중인 그는 "영어회화를 잘해서 미국에 있는 손자와 영어로 많은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다"고 바람했다.

차씨는 전국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면 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저 또한 60년을 미뤘지만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자신을 믿고 공부한 결과 칠십 중반의 나이에 합격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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