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울린 '음식물 쓰레기통 신생아'.. 주부들 기부 물결

입력 2021.08.25 10:10수정 2021.08.25 10:49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식이네요..
전국 울린 '음식물 쓰레기통 신생아'.. 주부들 기부 물결
자신이 낳은 아기를 청주시 한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A씨가 23일 오후 청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당장 분유나 기저귀도 없다고 하네요. 여러분 기부 부탁드려요."

충북 청주에서 탯줄이 달린 채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가 구조된 신생아(뉴스1 8월23·24일 보도)를 도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출생신고조차 안 돼 지자체나 복지단체로부터 아기용품을 지원받기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안타까운 사연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25일 30만 회원을 보유한 전국 단위 인터넷 주부 커뮤니티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신생아요. 당장 먹을 분유도, 기저귀도 부족하대요'라는 제목을 단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가) 지금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아기용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단 당장 분유나 기저귀도 없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생신고도 안 돼서 지자체 지원도 못 받는다"며 "저는 분유 한 통 보냈다"고 덧붙였다.

게시자는 구조된 신생아가 먹고 있는 분유 제품명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주소도 함께 적었다.

현재 해당 게시글에는 동참 인증 댓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다.

한 회원은 "글 읽고 분유 한 통 보냈다. 집에 TV가 없어서 뉴스를 잘 못 보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은 "분유랑 기저귀는 병원에서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들어올 수도 있다. 차라리 기부금 형식으로 받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같은 날 청주지역 주부 커뮤니티 맘스캠프에도 '음식물통에서 발견된 아기에게 기부를 하자'는 독려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저희 아이도 이제 돌 지났는데,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다니 다행인 것 같다"면서 "우리 함께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계속 관심 갖고 응원을 보내자"고 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3시쯤 청주시 흥덕구 한 식당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탯줄이 달린 신생아가 발견됐다.

아이는 쓰레기통 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리는 점을 이상히 여긴 시민에게 극적으로 발견됐다.

당시 아이의 오른쪽 어깨에는 상처가 있었고, 상처 일부는 덥고 습한 날씨에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태어난 뒤 미처 제거하지 못한 탯줄이 엉킨 채 말라 있었다.

이후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 범인을 특정했다. 체포된 신생아 유기범은 다름 아닌 아이의 친모였다.


그는 지난 18일 오전 8시쯤 아이를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견 시점으로 미뤄볼 때 아이는 최소 67시간 동안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아이 친모는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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