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일본에서 한 여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 동사한 가운데, 사망한 여중생의 어머니가 진실을 밝혀달라고 학교를 상대로 호소의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의 공원에서 여중생 히로세 사아야(14)가 동사체로 발견됐다.
일본 교육 당국은 그가 겪던 집단괴롭힘에 관해 조사를 하고 있고, 유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어머니의 호소문을 공개했다.
호소문에서 히로세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시절 쾌활했던 히로세가 2019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웃지 않았다"며 "그해 5월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그는 히로세가 다니던 중학교에 다섯 번도 넘게 왕따 문제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유족 측 변호사 아시다 다쓰야는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의 일부분을 읽으며 "심지어 (교감이) '가해자 10명의 미래와 피해자 한 명의 미래 중 무엇이 중요한가. 한 명 때문에 10명의 미래를 망칠 것인가. 뭐가 일본의 미래에 도움이 되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진척 상황 등 조사 내용을 알 수 없어 유족 측은 의문과 불안을 지울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아시다 변호사는 "유족으로서 알아야 할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는 것이 의문"이라며 "지금 상황이라면 불신과 위화감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히로세는 2019년 4월 중순부터 선배 A양과 친해지면서 A양의 친구들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 그해 6월 모두 10명으로 늘어난 가해자들이 히로세를 둘러싸고 괴롭히는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 등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했고, 히로세가 4m 높이의 강둑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어머니가 히로세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며 집단 괴롭힘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게 됐고 결국 히로세는 다른 중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
당시 경찰 수사가 진행되긴 했지만 가해자들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처벌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히로세는 지난 2월 행방불명됐다.
그로 부터 한달이 지난 3월 23일 히로세는 한 공원에서 녹은 눈 사이로 그의 신체의 일부가 드러나며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