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도박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빌린 지인이 돈을 갚지 않자 살해하고 사체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미경)는 살인, 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월17일 오전 4시11분께 서울 금천구 독산동 소재 한 상가건물에서 B씨(60)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고 같은 날 오전 6시48분께 경기 시흥시 금이동 소재 한 낚시터 부근에서 B씨의 사체에 불을 질러 손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의 사무실에서 전기공사를 도맡은 A씨는 2016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다.
그러다 2018년 1월~2020년 12월 B씨가 도박자금 명목으로 A씨로부터 총 3억원을 빌렸는데 이를 갚지 않자 A씨는 B씨에 대해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여기에 A씨가 다니는 교회 목사 등에게 "A씨가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전주(錢主) 역할을 한다"는 B씨의 문자메시지를 받자 격분했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하기 위해 경기 광명지역에서 휘발유 1만원 어치를 구입하고 시흥 금이동 소재 낚시터 부근으로 이동해 B씨의 사체에 불을 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사건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지문을 없애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며 "다만, 이 사건 범행을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등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해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