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 어렵다" 김홍빈 대장 수색 중단..장례 절차 논의

입력 2021.07.26 14:45수정 2021.07.26 16:4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생환 어렵다" 김홍빈 대장 수색 중단..장례 절차 논의
김홍빈 대장의 흔적을 찾기 위한 파키스탄 육군 항공 수색헬기 2대가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중국쪽 암벽으로 향하고 있다. (Oswald Rodrigo Pereira 제공. explorersweb 캡처)2021.7.25/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생환 어렵다" 김홍빈 대장 수색 중단..장례 절차 논의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브로드피크 정상 아래 해발 7900m 지점에서 조난당한 김홍빈 대장과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라조는 김 대장이 사진을 찍은 뒤 10분 후 로프를 타고 오르다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Vitaly Lazo 사진. 익스플로러웹 캡처)/2021.7.25/뉴스1 © News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장애 산악인 최초로 브로드피크(8047m)에 올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도중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에 대한 수색 작업이 중단된다.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 대책위원회는 26일 김 대장의 가족들과 현지 대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김 대장에 대한 추가 수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군 헬기가 사고 현장인 브로드피크 7400m 지점을 6차례 순회하며 정찰수색을 했으나 김 대장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지역이 험준하고 80도 경사의 가파른 지역이라 접근이 어려워 헬기는 사고지점 1.5㎞ 근방에서 정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 헬기에서 촬영한 영상을 베이스캠프에서 판독했으나 김 대장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김 대장의 부인 등 가족은 브로드피크 사고지점의 험준함과 전날 헬기 수색 결과 등을 고려, 현실적으로 생환이 어렵다고 보고 추가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

현지 구조대원들도 가족의사를 존중해 수색 중단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김 대장은 평소 산에서 사고가 나면 2차사고나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산에 묻히고 싶다는 얘기를 해왔다고 한다"며 "김 대장의 부인도 헬기 띄우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족으로서 한 번은 수색해보고 싶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은 김 대장이 지금까지 주위 분들 도움을 받아 산에 다녔는데 죽어서까지 주위 분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조 수색 중단에 따라 대책위는 이날 관련기관 회의를 통해 장례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현지 대원은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했다. 현지 대원의 귀국 지원과 각종 행정사무 처리, 김홍빈 대장 물품 정리 등을 위해 현지 파견키로 한 3명은 계획대로 26일 출국한다.

장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업적 등을 고려해 가장 영예로운 방법으로 추진키로 했다.

2009년 고 고미영씨는 대한산악연맹장, 2011년 고 박영석·2018년 고 김창호씨는 산악인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김 대장도 대한산악연맹 주최로 산악인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김홍빈 원정대장에 대한 '체육훈장' 추서도 추진한다.

대책위는 김 대장의 공적과 과거 산악 체육인의 수훈사례를 감안해 체육훈장 최고등급(1등급)인 '청룡장' 정부 추서를 건의하기로 했다.

체육훈장 등급은 청룡장,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등 5등급으로 나뉜다.


조인철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김홍빈 대장 구조와 관련해 파키스탄과 중국 정부가 최대한의 지원에 나서준 것에 사의를 표한다"며 "양국 정부의 구조활동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쯤(현지시간) 브로드피크 8047m 완등 소식을 전하고 하산하던 중 18일 밤 12시쯤 해발 7900m 지점에서 조난당했다.

김 대장은 위성전화로 구조신호를 보내 19일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됐으나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오다 다시 추락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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