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이 대소변 실수를 하면 먹이기도 하는 등 엽기적 행각을 서슴지 않고 굶기고 때려 결국 숨지게 한 계부와 친모가 중형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는 22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유기방임),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계부 A씨(27)와 친모 B씨(28)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관련기관 10년간의 취업제한도 명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피고인들의 아들 진술이 일관되고 그 진술이 피고인들을 중하게 처벌 받도록 거짓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 B의 경우 학대 방임 등의 죄를 일부 축소해 진술하고는 있으나, 거짓된 진술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봤을 때, 피고인 A가 귀가 당시 이미 피해자가 사망해 있었다는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아동에 대한 체벌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장기간에 걸쳐 학대 행위와 음식 등을 제공하지 않다가 사망 당시 110cm 몸무게 13kg에 불과해 극도로 쇠약해져 있는 피해자를 상대로 사망 이틀 전 음식을 전혀 제공하지 않고, 학대를 이어온 상황은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누구나 피해자가 사망할 것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고, (그러한 점에서) 살인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피고인들에게 당해 온 학대로 인해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라면서 "그럼에도 훈육이 목적이었다는 납득할 수 없는 동기를 주장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만 피고인 A는 병역법 위반, 피고인 B는 폭력 범행 등으로 각각 벌금형 전과만 있는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이들 부부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나이 어린 아이를 양육할 의무를 저버린 채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폭행하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며 "대소변 실수를 교정하기는커녕, 먹게 하는 비인격적 행위도 했다"며 유기징역의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살인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B씨는 "죄송하다"는 말만 짧게 남겼다.
B씨는 재판 내내 구속 후 출산한 아이를 안고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도 어린 아이를 안고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2018년 1월말부터 2021년 3월2일까지 인천 중구 운남동 주거지에서 C양(만 8세)이 대소변 실수 등을 한다는 이유로 총 35차례에 걸쳐 온몸을 때리고,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심각한 영양결핍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C양은 발견 당시, 신장 110cm, 몸무게가 13kg에 불과했다. 사망후 부검 결과 위에서 음식물이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