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패러디'는 어디까지 허용될까. 포르노의 패러디에,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박물관들은 '에로틱 패러디'를 인정하지 않았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등은 미국 최대 성인물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상대로 "허가받지 않은 게시물들을 당장 내리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폰허브가 얼마 전부터 새롭게 선보인 플랫폼을 문제 삼고 있다. '클래식 누드(Classic Nudes)'란 이름의 이 플랫폼은 고전 예술 작품들을 '에로틱하게' 재연한 게시물들을 올린다. 포르노 배우들이 나체의 상태로 예술 작품을 패러디한다고 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화가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에선 조개 껍데기 위에 미의 여신 비너스가 서 있지만, 이 플랫폼에선 나체의 포르노 배우가 조개 껍데기 위에 서 있는 식이다.
업체 측이 유튜브에 공개한 플랫폼 홍보 영상 속에는 포르노 배우 출신으로 이탈리아 국회의원을 지낸 일로나 스탤러(69)가 등장한다. 그는 살색 옷을 입고 조개 껍데기 위에 서 있다. 스탤러는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전 부인이기도 하다.
옵저버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지금까지 루브르 박물관, 우피치 미술관 이외에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영국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등에 전시된 작품을 패러디했다.
작품으로는 카라바조의 '바쿠스', 보티첼리의 '봄', 지오반니 빌리베르티의 '루지에로로부터 몸을 숨기는 안젤리카' 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피치 미술관 대변인 토마소 갈리가니는 옵저버에 "이탈리아의 문화재 법규에 따라 박물관의 이미지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아무도 예술 작품의 이미지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