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 모델대회 나가는데.." 이사장 문자 보니..

입력 2021.07.21 06:20수정 2021.07.21 06:36
진짜 부끄럽다
"집사람 모델대회 나가는데.." 이사장 문자 보니..
뉴스1이 입수한 문자 내용.© 뉴스1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인천신용보증재단 A이사장이 코로나 피해를 겪는 소상공인에게 지원되는 정책자금을 자신의 이해관계인에게 우선 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가족 일에 직원들을 동원하려 한 듯한 내용이 담긴 ‘문자’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이사장 부인 B씨는 지난 2019년 10월쯤 시니어모델을 뽑는 한 오디션에 나갔다. 이 오디션은 온라인 국민투표를 진행해 입상자를 가렸다.

뉴스1이 재단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문자’는 발신인이 A이사장으로 돼 있다. 문자에서 A이사장은 B씨가 이 오디션에 나간 사실을 알리고 투표를 부탁했다.

A이사장은 “집사람이 이번 시니어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해 본선에 진출했다”며 “국민투표가 진행 중이다. 많은 성원 부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투표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안내했다.

이 문자는 재단 본점의 핵심 간부를 통해 많은 직원에게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를 받은 직원들은 A이사장이 ‘부탁’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강요’였다고 증언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문자에는 부탁이라고 썼지만 직원들은 투표를 꼭 해야 하는 강요로 받아들였다”며 “이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는데 불이익이 두려워 반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를 받은 직원들은 대부분 '이런 일도 해야 하나'며 투덜댔다”고 덧붙였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직원은 투표를 하느라 업무를 뒤로 미룬 적도 있다고 했다. 이 직원은 “휴대폰으로 투표를 했는데, 투표권을 얻기 위해선 광고를 봐야 했다”며 “이 때문에 업무를 미루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본점의 핵심 간부는 또 각 지점장에게 전화해 직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A이사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A이사장은 “이 문자는 지인들에게 보낸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투표를 부탁한 적 없다. 직원들이 어떻게 이 문자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인천시민을 기만하고 온갖 갑질 횡포를 자행하는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에는 A이사장이 인천 소상공인들에게 공평하게 지급해야할 정책자금을 본인과 이해관계가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담겼다(뉴스1 7월19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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