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이 19일 "차고 넘친다는 증거들은 어디가고 1년 넘게 앵무새처럼 비밀번호 타령만 하느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저격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에 전달한 '(휴대폰)비밀번호를 공개하라는 신동근 의원 등 여당 정치인들, 추미애 전 장관 등 주장에 대한 입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1심 무죄선고가 나오자 추미애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건 관련 거악인 내부조력자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검찰총장의 집요한 감찰과 수사 방해가 있었다"며 "검찰은 한 검사장의 휴대폰 압수 후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고도 수사·재판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 등 여당 의원들도 검찰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한 문제를 거론하며 한 검사장을 압박해왔다.
한 검사장은 "며칠 전 사법부의 무죄 판결이 나왔고 1년 전에는 수사심의회의 무혐의 결정이 나왔다"며 "추미애씨가 고른 수사팀이 9차례 무혐의 결재를 올리는 등 '검언유착' 프레임이 허구라는 증거가 차고 넘칠 뿐 아니라 이성윤(당시 서울중앙지검장)팀이 결정적 증거라고 내세운 부산 녹취록이 오히려 제가 무고하다는 증거라는 점이 오래 전에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미애씨와 정진웅 부장(현 울산지검 차장검사)이 1년 전에 '이미 차고 넘치는 증거,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공언했는데 '차고 넘치는 증거들'은 다 어디가고 아직까지 비밀번호 타령인가 묻겠다"며 "수사는 수사기관에서 책임지고 하는 것인데 이렇게 수사 받는 사람한테 1년 넘게 스토킹처럼 매달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일갈했다. 또한 "뭐든 별건수사를 할 꼬투리를 찾겠다는 불법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내밀한 수사상황의 유출인데 이는 왜 법무부가 단죄하지 않느냐고도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비밀번호를 주니 안주니 하는 것 자체가 수사팀만 알아야 할 내밀한 수사상황인데 그것을 수사기관과 정치인들이 합작해서 1년 내내 떠들어대며 압박을 가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불법"이라며 "기소된 공소장 공개조차 대대적으로 감찰하는 이 정부 방침에 따라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추 전 장관에 대해서도 "휴대폰으로 보좌진에게 아들 군 관계자 연락처 문자를 보낸 추미애씨야말로 왜 휴대폰 제출 안했는지 묻겠다"고도 했다.
한 검사장은 "조국, 정경심, 최강욱, 황희석, 제보자X 지현진, 장인수 등 친정권 인사들 수사에서는 본인 휴대폰 제출도 안했다고 하고 이재명 경기지사도 비밀번호 공개를 안했다는데 거기에는 추미애씨나 신동근 의원 같은 분들이 왜 아무 말 않는지 묻겠다"고 꼬집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