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의사야" 지인 속여 뜯어낸 돈이 4억

입력 2021.07.16 11:56수정 2021.07.16 12:22
친할수록 돈거래는 금물
"내 아들이 의사야" 지인 속여 뜯어낸 돈이 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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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들이 의사라고 속여 지인에게 4억여 원을 받아 빼돌린 7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심병직 부장판사)은 사기, 공문서 위조, 위조 공문서 행사, 절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71)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현재 A씨는 오랜 친분관계에 있던 피해자 B씨를 상대로 거짓말을 해 2017년 3월부터 그 해 6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4억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채업자와 짜고 만든 아들 이름의 가짜 의사면허증을 B씨에게 보여주며 자신을 믿게한 뒤 "서울에 있는 아들이 아파트를 샀는데 잔금이 모자라다", "아들과 며느리가 미국에 연수를 가는데 그 전에 잔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며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리는 식이었다.

애초에 차용금을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A씨는 2019년 5월 B씨의 집 앞에서 B씨로부터 차용증 4장과 현금보관증 1장이 들어있는 봉투를 빼앗아 달아나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성명불상의 사채업자가 위조한 의사면허증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사채업자가 A씨의 도움 없이 A씨 아들의 사진을 확보하거나 인적사항을 알기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랜 친분이 있던 피해자를 위조한 사문서와 공문서를 이용해 기망하는 방법으로 거액을 편취한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매우 나쁜 점, 피해 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같은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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