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공포정치 신호탄?

입력 2021.07.03 08:30수정 2021.07.03 10:25
고위급 인사 물갈이..기강 잡기
北김정은 공포정치 신호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전날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가 폐회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北김정은 공포정치 신호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김 총비서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흐트러진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해 고위직 당 간부들을 교체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통치 방식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권력 서열 1~5위에 해당하는 당 핵심 직책 정치국 상무위원급에서의 인선이 이뤄진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라면서 마치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하던 2013년의 분위기를 연상하기도 한다.

김 총비서는 지난 6월29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일부와 당 비서를 교체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30일 방영한 내용을 보면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등 김정은 시대의 핵심 군부 두 명은 확대회의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침울한 표정을 유지했다.

이 둘은 기존에는 김 총비서와 당당하게 활발하게 토론을 하는 등 그들의 '위상'을 과시하곤 했지만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 확대회의 인선 과정에서 리병철과 박정천은 거수를 하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고, 이러한 대목은 이들이 인사 대상자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이 둘은 일반 고위 당 간부면서도 동시에 김 총비서의 총애를 받는 이들이라도 여겨져 왔다. 김 총비서와 맞담배를 피거나 북한에서 군사 분야의 핵심을 담당하며 자신들의 권위를 떨쳤던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두 사람이 실각한 것이라면 김 총비서가 당 내에서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수준은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공포정치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에 대해 "생각보다 심각하고 비중있게 문제를 제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질성 인사의 폭이 크며 이는 문책성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3년 장성택 숙청 시에 개최됐던 정치국 확대회의를 언급하며 "지금까지 이런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2013년 분위기와 사뭇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때와 같이 대규모 숙청 인사는 없을 수도 있겠지만 흐름은 비슷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확대회의를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올해 들어 자주 회의체를 개최하고 인선을 단행해왔다. 통상 한해에 1~2차례 여는 전원회의를 1월과 2월 그리고 지난달에 열어 지금까지 총 3번 개최했으며, 회의에서는 조직 또는 인선에 관한 언급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지난 1월 임명한 김두일 당 경제부장을 한 달 만에 교체했고, 박태성 당 선전비서도 임명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실각설이 떠올랐다. 이어 이번 확대회의에서도 최고위급 간부의 해임과 이동이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2013년 장성택, 2015년 군부 핵심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이 있었던 때를 언급하며 김 총비서식의 '공포정치'의 신호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비서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강하게 질책하고 책임을 묻는 이유는 당 내부에서 최근 흐트러진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해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코로나19 방역 조치 장기화로 인해 느슨해진 내부 상황을 조이면서 경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북한은 이번 정치국 회의 이후 당 간부들의 고삐를 죄는 선전은 이어지고 있다.
위 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문제 삼고 연일 간부의 '역할' '혁명' 등을 강조하고 있다.

회의 내용이 공개된 다음 날인 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간부가 된 것을 타고난 팔자처럼 여기면서 당성 단련을 게을리하고 혁명화 불도가니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는다면 사상적으로 부패 변질해 나중에는 당도 인민도 몰라보는 반당 반혁명의 길로 굴러떨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노동신문은 2일 "(간부들이) 일하는 과정에 범한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무책임과 직무태만으로 당과 국가, 인민 앞에 엄중한 해독을 끼친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면서 "직위가 높을수록 일군(간부)들이 자신을 끊임없이 당적으로 수양하고 혁명적으로 단련하지 않으면 맡은 중요직책을 다할 수 없고 종당에는 혁명의 낙오자로 굴러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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