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친박' 핵심으로 박근혜 정권시절 '보수의 책사'로 불렸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방송인 김어준씨의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 둘렀다.
◇ '보수의 책사' 김재원 "내가 김어준 팬 되다니…선수가 선수를 만난 짜릿함"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김 최고위원은 30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을 마친 뒤 "정말, 진심으로, 맹세코, 제가 김어준을 좋아하는 '김어준의 팬'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김어준의 팬'이 됐음을 커밍아웃했다.
그는 이를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로 인연이 되기도 하고, 그 인연으로 사람을 좋아하기도 한다"는 말로 김어준에게 팬심을 드러낸 것은 뜻밖의 인연이 맺어준 결과라고 풀이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어준씨 팬이 됐다고 해서) 한편이 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김어준씨가 모처럼 선수를 만난 짜릿함을 선사해 줬다"며 순간적인 판단력과 재치, 임기응변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모처럼 좋은 상대를 만나 너무 좋았고 흥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훌륭해요"라며 적이지만 정말 뛰어난 사람이라고 엄지를 '척'하고 들어 보였다.
◇ 김재원 "어 아직 안 잘렸네" vs 김어준 "국힘이 힘을 쓴 듯한데 부족했나 봐"
김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처음 나온 뒤 이번주부터 매주 수요일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정국 해설자'에 고정 출연자로 확정됐다.
지난 23일 첫 출연 때 김 최고위원은 김어준씨에게 "아직 계시는 거 보고 좀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오세훈 시장 취임하고 곧바로 잘릴 줄 알았는데, 그런 것 보면 오세훈 시장 참 좋은 분"이라고 뼈있는 인사말을 건넸다.
김어준씨도 뒤지지 않고 "국민의힘에서 힘을 많이 쓴 것 같은데 힘이 부족했나 보다. 제가 여전히 있는 것 보니까"라고 받아쳤다.
또 김 최고위원이 "(윤석열 X파일이) 야당 세력 다툼이다, 이렇게 질문하고 싶은 것 같은데 하라"고 하자 김어준씨는 "질문하고 싶다.
30일 방송에선 김 최고위원이 "김어준씨는 아예 이재명 지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더 노력하지 않을까, (반면) 국민의힘 지도자들은 전부 깔아 앉힐 생각을 또 하겠고"라며 김어준씨가 뭔가 또 음모론을 들고 나오지 않겠는가라며 슬쩍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제가 어떻게 한다는 게 아니라 민주당은 너무 단순해서 지금 걱정이고 국민의힘은 너무 복잡해서 걱정이다"며 재치있게 받아 넘기는 등 옥신각신하면서도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