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는 여성에게 수천만원 뜯어낸 유부남, 직업이..

입력 2021.06.25 07:00수정 2021.06.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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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하는 여성에게 수천만원 뜯어낸 유부남, 직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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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마치 IT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처럼 속인 후 지인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수천만원을 편취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유부남이었음에도 피해 여성에게 이혼남으로 속여 곧 재혼할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65·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2009년 3월 지인을 통해 피해자 A씨를 소개받아 2012년 7월쯤까지 교제했다. 당시 이씨는 결혼한 상태였음에도 이혼한 것처럼 속이고 곧 재혼할 것처럼 행동했다.

이씨의 범행은 2011년 3월부터 시작된다. A씨에게 IT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돈을 빌려주면 거래처에서 받을 6000만원의 채권과 전세자금을 빼서라도 갚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A씨는 4월14일 100만원 송금한 것을 시작으로 8월31일까지 6차례에 걸쳐 총 26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2012년 3월에도 이씨는 "미국에 있는 작은 아들이 외국인 급우를 폭행해 상대방 얼굴이 많이 다쳐 합의금 2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감옥에 간다"며 A씨에 돈을 빌려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이번에도 2000만원을 빌려줬다.

그러나 이씨는 사실 택시기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월급이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며, 6000만원 상당의 채권 또한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태였다. A씨로부터 빌린 2000만원 또한 자녀 합의금 명목이 아닌 카드사용대금 납부 및 개인 생활비 용도로 모두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에서 이씨는 A씨로부터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기망행위가 아니며, 편취할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당시 IT회사를 경영한 사실이 없고, 열악한 경제 사정을 숨긴 채 없는 자산을 내세우거나 재력을 과도하게 부풀리면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는 행위는 확정적 고의에 의한 편취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지난해까지 매월 20만원씩 현재까지 총 1760만원을 변제해온 점을 감안했다.

박 판사는 "이씨의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부양해야 할 노모가 있는 점을 반영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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