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안내도 합격, 수업 안들어도 A+주는 놀라운 대학교

입력 2021.06.23 16:41수정 2021.06.23 16:57
수업 파행까지..
등록금 안내도 합격, 수업 안들어도 A+주는 놀라운 대학교
전남 나주 고구려대 전경.(고구려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전남 나주에 있는 전문대학인 고구려대가 지원자격을 갖추지 못했거나 등록금을 내지 않은 학생을 신입생으로 선발하고 최소 출석시수를 미달한 학생에게도 'A+' 학점을 부여하는 등 상식 이하 학사 운영을 한 사실이 교육부 학사분야 특정감사로 드러났다.

재학생 충원율을 부풀릴 목적으로 등록금을 내지 않은 학생도 제적 처리 하지 않고 교원이 수강 신청도 대신한 일도 있었다. 편입생을 선발할 때도 전적대학의 졸업증명서 등 서류를 제출받지 않는 등 지적 사항이 잇따라 관련자가 무더기로 중징계를 받았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8~19일 진행된 고구려대와 학교법인 아신학원에 대한 학사분야 특정감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지적사항은 총 14건으로 131명은 이와 관련해 신분상 조치를 받았고 13건의 행정상 조치가 내려졌다. 검찰 고발로 이어진 사례도 2건 나왔다.

고구려대는 2017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신입학 지원자 215명이 입학원서를 내면서 지원학과를 적지 않거나 학교 관계자 등 제3자가 임의로 기입했는 데도 합격 처리해 이 가운데 불합격 대상자인 203명이 신입생 충원율에 포함됐다.

또 같은 기간 귀화자 67명에 대해 고등학교 학력 공증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합격 처리, 이 가운데 불합격 대상인 43명이 신입생 충원율에 포함됐다. 불합격 대상자였던 귀화자 가운데 40명은 이후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총 2억1000여만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등록금을 미납한 신입생에게 입학 허가를 내준 일도 있었다. 고구려대는 2017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신입생 296명이 등록금(20만원)을 적게는 18만원에서 많게는 19만9999원을 미납했는 데도 등록 처리했다. 이에 따라 미등록 대상인 신입생 148명이 신입생 충원율에 포함돼 실제보다 높게 정보공시가 이뤄졌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 1명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 조치하고 다른 관계자 3명은 중징계 처리했다. 또 해당 사안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고구려대는 재학생·편입생 관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재학생 296명이 학업을 지속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등록금을 완납하지 않았는 데도 제적 처리하지 않고 수강신청도 교직원 등 제3자가 대신 하는 방식으로 이 가운데 243명을 재학생 충원율에 포함한 사실이 적발됐다.

교육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한편 관련자 2명은 중징계하고 다른 2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했다.

고구려대는 아울러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 1학기까지 편입생을 선발하면서 지원자 10명으로부터 전적대학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 구비서류를 제출받지 않았는데도 교무위원회 심의나 총장 허가 없이 입학 처리했고 전적대학의 학점인정도 기준을 초과해 적게는 1학점에서 많게는 38학점까지 인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사운영과 관련해서도 지적 사항이 잇따랐다.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고구려대 교원 101명은 학생 1458명이 수강한 2645건의 강의와 관련해 출석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F학점'을 부여해야 함에도 'A+~D' 학점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

수업을 파행 운영한 정황도 드러났다. 고구려대 11개 학과는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48개 강의에 대해 학기 시작 전 강의시간표 변경 절차 없이 평일 수업을 주말 수업으로 변경해 실시했다. 이 가운데 4개 학과는 2018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42개 강의에 대해 수업시수를 기준보다 1~2시간 단축한 일도 드러났다.


심지어 13명의 교원은 2017학년도 2학기부터 2019학년도 1학기까지 23개 강의에 대해 서울·경기 등 원거리 통학지역 학생 39명에 대해 수업을 아예 실시하지 않거나 대폭 축소해 실시하고도 성적을 부여한 사실도 있었다.

이번 감사로 고구려대에서는 총 131명의 학교 관계자가 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중징계를 받은 관계자만 21명에 달했고 경징계 25명, 경고 85명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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