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남편에게 청혼받은 아내, 결혼식장은 눈물바다

입력 2021.06.23 07:07수정 2021.06.23 07:27
"동화처럼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알츠하이머 남편에게 청혼받은 아내, 결혼식장은 눈물바다
미국 코네티컷주 앤도버에 사는 피터 마샬과 그의 아내 리사 마샬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파이낸셜뉴스] 기억을 잃어도 당신의 배우자에게 다시 청혼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에서 중증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50대 남성이 자신의 아내에게 다시 청혼해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남편이 결혼 사실을 잊어버렸지만 아내는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청혼을 받아들였다.

23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주 앤도버에 사는 피터 마샬(56)과 그의 아내 리사 마샬(54)이 최근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해졌다. 사실 이미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결혼한 부부다. 하지만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을 위해 아내가 다시 결혼식을 진행했다.

피터와 리사는 원래 동네 이웃사촌이었다. 이미 이혼 경험이 있던 이들은 서로 고민을 들어주다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이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얻은 자녀들이 있었지만 지난 2009년 결혼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며 행복하게 살던 부부에게 지난 2018년 위기가 찾아왔다. 피터가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피터는 점점 기억력이 떨어졌고 이에 리사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남편을 보살폈다.

피터는 결혼했다는 사실마저 기억하지 못하게 됐고 리사에게 청혼했다. 리사는 피터의 병세가 악화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지만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청혼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4월 중순 결혼식을 올렸다.

리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눈물바다가 된 당시 결혼식을 회상하며 “마치 동화처럼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결혼식장에 참석한 하객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며 이들을 축하했다. 리사는 “그렇게 행복해 하는 피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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