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공식행사 때 대통령 움직임을 책임지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자신이 나서 대통령의 시간을 깨야할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유럽순방 때 글자 하나하나 숙고에 숙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고 알렸다.
탁 비서관은 20일 방문 후기를 통해 "정상회담과 회의는 말 그대로 정상들 '만'의 회의로 회의를 위한 사전 준비는 외교부 장관부터 청와대 비서관들까지의 일이지만 일단 회담과 회의가 시작되면, 온전하게 대통령의 몫이 된다"고 지적했다.
즉 "아무리 의제와 의제의 해석까지 사전에 조율한다고 해도, 말과 말이 오가고 생각과 생각이 서로 만나면 그때부터는 말하는 '대통령'의 숙고와 판단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1할은 보좌진이 하지만 나머지 9할은 대통령이 대통령의 판단과 경륜, 통찰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탁 비서관은 "이때 비서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잠시라도 더 생각하실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 밖에는 없다"면서 "모든 상황과 정보를 드리고나서 결정한 내용을 발표하기전에 다시 한번 생각 하실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드린다"라며 자신이 하는 일이 대통령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다리고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대통령이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 마지막 발표문을 내려놓을 때쯤, '대통령님 이제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발표시간에 맞춰 대통령만의 시간을 멈추기 위해 대통령의 공간에 들어가지만 그때까지 문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발표문을 읽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며 오스트리아 국빈방문 성과를 담은 발표문을 발표하기 직전 문 대통령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11일부터 17일까지 6박 8일간 유럽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이 기간동안 영국 G7정상회의, 스페인· 오스트리아 국빈방문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