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똥 먹어라", "공동묘지서 기도해라" 드러난 갖가지 가혹행위

입력 2021.06.10 08:24수정 2021.06.10 10:18
동대문구 빛과진리교회
교회 "똥 먹어라", "공동묘지서 기도해라" 드러난 갖가지 가혹행위
서울 동대문구 빛과 진리 교회.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도들에게 인분 섭취를 강요한 서울 동대문구의 '빛과진리교회'의 관계자들이 재판을 받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렬)는 신앙훈련을 한다며 교인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이 교회 담임목사 김모씨(61)를 강요 방조와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가혹행위 당사자인 훈련 조교 리더 A씨(43)와 B씨(46)도 강요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 목사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교육 훈련을 총괄하면서 신도들에게 자행된 가혹행위를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훈련을 최초로 고안해 시행했고 평소 설교 등을 통해 해당 훈련 수행을 강조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16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미등록 학원을 설립, 운영해 온 혐의도 있다.

리더 선발 훈련 조교를 맡은 A씨는 2018년 5월 해당 훈련에 참가한 신도에게 불이익을 줄 것처럼 해 피해자에게 인분을 먹은 뒤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 전송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해 6월부터 10월까지 피해자들에게 약 40㎞를 걷도록 하고 얼차려를 주기도 했다. B씨 역시 2017년 11월 이런 가혹행위를 벌였고 신도들에게 불가마 버티기, 매맞기 등의 가혹행위까지 강요했다.

이 사건은 이 교회의 신도들이 교회가 평소 리더십 훈련을 핑계로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돌아가며 매 맞기, 불가마에서 견디기, 공동묘지에서 기도하며 담력 기르기 등 가학적인 행위를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4월 서울북부지검에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고소장을 냈고 검찰은 동대문경찰서에 사건을 넘겨 수사지휘했다. 경찰은 지난 2월 이들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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