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이상 느껴 응급실 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택배기사

입력 2021.05.28 07:39수정 2021.05.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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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이상 느껴 응급실 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택배기사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1

택배기사들의 과로 방지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택배 기사가 뇌출혈 증세로 쓰러지는 일이 또 발생했다. 한창 물건을 배송하던 택배기사가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 가다가 응급실 앞에서 쓰러진 것이다.

28일 YTN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신촌의 한 병원 건물 앞 화단에서 택배 기사 서모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서씨는 행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경찰에 의해 바로 옆 응급실로 옮겨졌다. 당시 서 씨는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빴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담당 구역인 서울 마포구 일대에 물건을 배송하고 있었다. 그러다 몸에 이상을 느껴 택배 차량을 서강대교 밑에 세워놓고 병원으로 향하던 중 응급실을 눈 앞에 두고 쓰러졌다.

김인종 전국택배노조 사무처장은 "병원에 갔었는데 코로나 검사 때문에 바로 진료가 안 됐던 거고 밤 11시에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는 게 저희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서씨는 이틀 만에 의식을 되찾았지만 뇌출혈로 신체 일부가 마비됐고 말도 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서씨가 2년 전부터 로젠택배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코로나19로 업무량이 늘어난 뒤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진술했다.

노조 측은 서씨가 주 6일 근무에 하루 평균 12시간씩 극심한 노동에 시달렸다며 과로가 뇌출혈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분류 인력도 따로 없어 아침마다 분류 작업을 직접 했다는 것이다.

반면 로젠택배는 서씨가 하루 배송한 물량은 120개 안팎으로 다른 기사들보다 적은 편이었고, 근무 시간도 하루 9시간 정도였다며 과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는 서씨의 배송 물량과 업무 환경 등을 확인해 노동 강도가 과로사 판정 기준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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