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이 ‘역사적 브리핑’이라며 소감을 묻자 “정말 영광스럽고, 이 (브리핑의) 역사적인 성격에 감사한다”고 심경을 전하며 “이 연단에 서는 건 나 한 사람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미국 국민을 대신한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자신 스스로도 이번 브리핑이 미국 내 소수자를 대표하는 성격을 지녔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오늘은 백악관과 대변인실에 중요한 날”이라고 평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의 부모는 아이티 출신으로, 프랑수아 뒤발리에의 독재를 피해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로 이주한 뒤 그를 낳았다. 장피에르 5살 무렵 미국 뉴욕의 퀸스로 넘어왔고, 아버지는 택시운전사로 어머니는 가정 요양 도우미로 일하며 장피에르와 동생 2명을 길렀다.
장피에르는 과거 진보단체 ‘무브온’ 동영상에서 “나는 흑인 여성 동성애자 엄마이고, 부모님은 아이티에서 태어났다”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싫어하는 것들을 다 합치면 내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CNN 기자 수잔 말보와 동성 결혼을 했고, 여자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수석보좌관으로 일한 게 이번 바이든 행정부 합류의 계기가 됐다. 그는 뉴욕대 공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공공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무브온의 정치평론가로 활동했다. 2008년과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선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장피에르는 앞서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소수의 동행취재단을 상대로 종종 브리핑을 했다. 하지만 백악관 브리핑룸에서는 배석만 해왔다. 그러다 26일 그는 52분에 걸쳐 코로나19 기원 논란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조사 지시, 캘리포니아주 총기 난사 사건 등에 관해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