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종말론 신봉자로 알려진 한 부부가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은 전처를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날 미국 아이다호주 대배심은 남편 채드 데이벨과 부인 로리 밸로우에 대해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데이벨은 전처인 태미를 살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데이벨은 태미 사망 몇 주 뒤 밸로우와 재혼했다.
대배심은 이들 부부에게 아이들을 살해한 데 대해 1급 살인 혐의를, 전처를 살해한 것에 대해 1급 살인 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살해된 아이들은 2019년 9월 이후 실종됐다. 경찰은 이듬해인 2020년 6월 아이다호주 프리몬트카운티에 있는 데이벨 집 뒷마당에서 이들의 유해를 찾았다. 데이벨의 전처 태미는 2019년 10월 잠을 자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경찰이 이들 부부에게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과 전처의 죽음에 대해 심문한 뒤 부부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 부부는 '둠즈데이 커플'(최후의 심판의 날 부부)로 불려왔다. 데이벨은 심판의 날 관련 단체에 연관된 인물로 종말론 소설을 쓰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 부부의 종교적 신념이 살인을 저지른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중에는 숨진 전처를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표현한 내용도 있다.
또 데이벨은 전처 태미가 숨지기 한 달여 전 태미 앞으로 들어 놓은 생명보험을 변경해 사망보험금을 최대로 올렸다. 이 때문에 데이벨은 보험 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부인 밸로우의 사연도 주목받고 있다. 밸로우는 2019년 1월부터 전 남편 찰스 밸로우와 별거 중이었다. 찰스는 아들 조슈아에 대한 양육권 얻기 위해 소송을 하고 있었다. 같은 해 7월 이들 부부는 부부 싸움을 하다가 몸싸움을 벌이게 됐다. 전 남편 찰스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소리를 지르자 같은 집에 있던 밸로우의 오빠 콕스가 전 남편을 총으로 쏴 죽였다.
전 남편 찰스는 이혼 법원에 "밸로우가 자신을 신이라고 믿는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예수의 재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구로 보내진 신이란 얘기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