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사인이 익사로 확인된 가운데 부친 손현씨(50)가 아들이 생전에 물을 싫어했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손씨는 14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물을 싫어했던 정민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어제 사진이 제보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술 9병이 등장했다"며 "둘이 술을 산 것은 이미 경찰에서 다 자료가 있는데 왜 하필 그날 2시 18분 사진이 공개되자 술 얘기가 나왔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는 아들 정민씨와 친구 A씨가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 640㎖짜리 소주 2병과 360㎖짜리 소주 2병을 구매했으며 이를 대부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에 대해 "괴롭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걸까? (술을) 많이 마신 아들이 물에 직접 들어가기 쉬웠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우리 아들이 얼마나 물을 싫어하고 무서워하는지 아래 사진에 있다. 친구들은 다 맨발인데 혼자 신발을 신고 있다"며 정민씨의 생전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바닷가에서 신발을 벗은 채 발을 물에 담그고 있는 일행들 사이 혼자 운동화를 신고 있는 정민씨의 모습이 담겼다.
손씨는 "아들의 시신에서는 신발이나 양말도 없는 것 같았다"며 "부검해야 하니 직접 확인할 수 없어서 둘러싼 포 위로 만져본 촉감으로는 그랬다. 신발이야 벗겨진다 해도 양말까지 벗겨진 건지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찰발표에서 그 술을 다 마셨는지 알 수 없다고 하실 때 정말 고마웠다"며 "오늘도 우리 아들은 수많은 의혹을 낳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손씨의 사망 원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감정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과수는 부검 당시 손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