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고3들' 마포대교 산책 중 20대가 뛰어내리려고 하자...

입력 2021.05.13 11:16수정 2021.05.13 11:20
생명은 소중해요
'용감한 고3들' 마포대교 산책 중 20대가 뛰어내리려고 하자...
서울 한강대교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설치한 SOS 생명의 전화가 설치돼 있다. 2020.9.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마포대교를 지나가던 고등학생 4명의 빠른 판단이 한 20대 청년의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

13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11분쯤 마포대교 북단방향 두 번째 생명의 전화 근처에서 난간 밖으로 몸을 던지려던 사람을 수난구조대가 CCTV를 통해 발견해 신고했다.

이를 접수한 종합상황실은 인근 영등포소방서로 출동 지령을 내렸고 소방대는 즉시 출동했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경찰관과 시민 4명이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는 남성을 붙잡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구조에 나선 시민들은 환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밤늦게까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잠시 산책 겸 인근 한강에 갔다 돌아오던 중 마포대교 난간에 매달려 있는 남성을 경찰관이 붙잡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학생들은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지체 없이 달려가 경찰관을 도왔다. 남성이 한강에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았다.

소방대는 경찰관과 학생들이 남성을 붙잡고 있는 사이 대교의 안전와이어를 절단하고 난간을 넘어가 신속하게 구조를 완료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8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학생들 중 한 명인 정다운 학생은 "당시 현장을 본 순간 위급한 상황임을 느끼고 친구들과 함께 달려가 매달린 사람을 붙잡았다"며 "구조할 때 몸에 상처도 생기고 팔도 많이 아팠지만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구조 대상자가 이미 나간에 매달려 있는 상황이어서 학생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강으로 떨어질 수 있어 매우 급박했다.
이에 소방관들 역시 학생들의 침착한 대처와 용기를 치켜세웠다.

영등포소방서는 학생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이들의 선행을 해당 학교에 통보해 격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권태미 영등포소방서장은 "위급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용기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의로운 행동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돼 달라"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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