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캠핑 시즌.. 텐트안에서 가스히터 켜고 80분 지나면..

입력 2021.05.07 07:05수정 2021.05.07 07:21
전기히터를 써야겠네요..
본격 캠핑 시즌.. 텐트안에서 가스히터 켜고 80분 지나면..
'캠핑장 텐트 내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에 대한 실험'(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뉴스1 DB


본격 캠핑 시즌.. 텐트안에서 가스히터 켜고 80분 지나면..
'캠핑장 텐트 내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에 대한 실험'(자료사진)/뉴스1 DB


본격 캠핑 시즌.. 텐트안에서 가스히터 켜고 80분 지나면..
강원경찰청 전경© 뉴스1 © News1 DB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본격적인 캠핑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곳곳에서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찰이 캠핑족 안전사고 예방 재현실험을 벌인 결과 차량·텐트 등에서 가스히터를 가동하고 80분이 경과할 시 1~3시간 이내 사망할 위험성이 있는 농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달 2일 오후 1시14분쯤 강원 횡성군 청일면의 한 캠핑장에서 A씨(40대), B씨(30대·여) 부부와 이들의 아들 C군(4살)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캠핑장 업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들 가족은 이날 낮 12시쯤 퇴실할 예정이었으나 퇴실 시간이 지나도 텐트 안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업주가 텐트 안을 확인, 숨진 일가족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발견된 당시 텐트는 밀폐돼 있었고, 내부에는 불에 탄 숯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사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망자들의 부검을 의뢰했다.

이와관련, 국과수는 최근 이번 사고와 관련된 감식검사 결과를 경찰에 구두로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 검사 결과에는 ‘일산화탄소 중독 외에는 사망에 이를 만한 특이점 없다’, ‘혈중 일산화탄소(COHb) 농도는 75% 이상’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 75% 이상은 치사량(40% 이상)의 두배 가까운 수치다.

국과수의 정확한 정밀감식 결과는 내달 초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충남 당진의 한 해수욕장 인근에서 캠핑을 하던 부부가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로 숨지는 등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국에서는 20건 이상의 일산화탄소 관련 중독사고가 발생했다.

일산화탄소 관련 사고를 통계로 관리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고사례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강원경찰청은 최근 텐트 등에서 가스히터를 가동하고 잠을 자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재현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영월 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 실증 연구센터에서 진행됐다.

당시 실험에서 텐트나 차량 등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히터를 가동하고 80분이 경과하자 일산화탄소 농도가 1055ppm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보통 사람이 약 1~3시간 이내 사망할 위험성이 있는 농도다.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에 따른 관련 증상은 Δ100~200ppm 가벼운 두통 Δ200~300ppm(흡입시간 5~6시간) 어지럼증 Δ300~600pmm(흡입시간 4~5시간) 구역질·운동능력상실 Δ600~1000ppm(흡입시간 3~4시간) 의식상실 Δ1000~1500ppm(흡입시간 1.5~3시간) 경련·혼수 Δ1500~3000ppm(흡입시간 1~1.5시간) 호흡미약·사망 Δ3000~1만ppm(흡입시간 1~2분) 호흡장애·사망 등이다.

지난 2일 횡성 캠핑장 사고 사망자들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75% 이상으로 나온 점을 감안하면 사고당시 대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0~3000ppm 이상의 매우 위험한 단계에 속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경찰청 과학수사계 김성민 경위는 “인체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는 색깔도 없고, 냄새도 나지 않아 사람이 인지하지 못한다”며 “텐트·차량 등에서 가스히터를 사용하면 산소부족, 일산화탄소 중독 등의 원인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위험이 높은 만큼 밀폐된 장소에서는 연소기구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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