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 놓여진 파란 닭고기의 정체.. "신탄진 살묘남 막아주세요"

입력 2021.05.07 07:20수정 2021.05.07 07:35
무려 10여년간..
주택가에 놓여진 파란 닭고기의 정체.. "신탄진 살묘남 막아주세요"
사진=대전길고양이보호협회

대전의 한 주택가에서 10년 넘게 쥐약이 묻은 닭고기와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며 범인을 잡아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0여년간 고양이를 살해해온 신탄진 살묘남(범)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대전시 신탄진 일대에 10여년간 벌어지고 있는 고양이 살해 행각에 대한 청원”이라며 “이번에는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몇 년 동안 범행 현장 잠복이나 증거 수집 대부분이 경찰이 아닌 지역 고양이보호협회 회원과 전국 동물보호단체에 의해서 이뤄졌다”며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와 검찰의 단순 벌금형, 증거불충분 불기소 등의 솜방망이 처분은 살묘범에게 고발로 인한 학습 효과만 남겨줘 더욱 지능적으로 고양이를 살해할 장소를 찾게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최근까지 고양이 사체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4월 13일 오후 5시 20분경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있는 폐가에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며 “고양이에게 가기도 전에 폐가 벽 옆 쓰레기더미 위에 파란색 닭고기 조각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빨 자국이 난 파란색 닭고기에서 안쪽으로 몇 미터 떨어진 곳에는 고양이가 싸늘하게 누워있었다”며 “쥐약 묻은 닭고기와 죽은 고양이는 경찰이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폐가 앞 CCTV에 분명 폐가로 들어가는 사람, 특히 같은 수법으로 악랄하게 고양이를 살해해온 살묘범의 차량이 분명히 찍혔을 거라고 진술했고 4월 8일~12일간에 CCTV 확인을 담당 형사에게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경찰, 검찰, 시청, 구청, 그리고 시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이런 죄가 가볍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나”고 반문하며 “15년부터 지금까지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범인이) 계속 벌금형만 받으며 이런 범행을 하고 있음을 강조드렸다.
이번에는 정말 강력하게 수사를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신탄진 일대에서 10여년간 지자체와 수사기관의 무관심 속에서 지능적이고 계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 끔찍한 살해 행각을 멈출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해당 청원은 7일 오전 7시 기준 약 4만9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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