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女기사 보며 성기 노출한 장애인 '무죄'

입력 2021.04.30 05:15수정 2021.04.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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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버스에서 女기사 보며 성기 노출한 장애인 '무죄'

달리는 버스안에서 자신의 성기를 흔드는 등의 음란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장애인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피부염을 앓고 있는 이 장애인의 행동을 목격자가 음란행위로 잘못봤을 가능성이 있고 여성 버스 운전기사도 음란행위로 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오늘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정영훈)는 어제(29일)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판결 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을 보면 충분히 공연음란 혐의를 의심해 볼 수 있지만 검찰의 증거만으로 유죄라고 판단하기는 다소 어렵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3급)를 겪고 있는 A씨는 지난 2019년 9월10일 오후 5시30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일대를 달리던 버스 안에서 여성 버스 운전기사를 쳐다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상황을 목격한 B씨는 "A씨가 바지 안에 손을 넣고 음란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A씨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그를 검거했다.

지난해 수원지법에서 열린 원심 재판부는 자폐성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인 점을 고려했을 때 피부염으로 가려움을 느낀 A씨의 행동을 목격자가 음란행위로 오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버스 내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 등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살펴봐도 음란행위로 보이지 않았으며 여성 버스 운전기사가 A씨가 음란행위를 하는 것을 보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월18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사실오인을 주장하며 벌금 100만원을 원심 때와 같이 재차 구형했다.

버스에서 女기사 보며 성기 노출한 장애인 '무죄'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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