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박종홍 기자 = 친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판결을 두고 피고인인 박모씨(32)와 검사가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박씨와 검사는 지난 20일과 지난 21일에 각각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지난 16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박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족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정신질환으로 인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아버지를 의심해 살해했다"며 "피고인의 피해의식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망상일 뿐 살해가 피해자 탓이라 볼 만한 사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정신질환으로 여러 차례 입원과 통원치료를 받았고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책임을 초과한 무거운 형벌로 장기간 격리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를 들은 박씨는 즉각 "항소하겠습니다"라며 준비해 온 서류를 제출하려 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해 8월23일 오후 8시46분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를 둔기로 내리치고 목을 조른 뒤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폐쇄회로(CC)TV 탐문을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같은 달 29일 경북 모처에서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