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22일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가 기성용과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을 농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해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농지를 취득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기성용은 2016년 7~11월 4차례에 걸쳐 금호동 밭 6개 필지와 논 1개 필지 7773㎡(약 2351평)를 26억9512만원에 사들였다. 이들 부자는 앞서 2015년에도 이 일대 잡종지 4개 필지 4661㎡(1,409평), 논 2개 필지 3008㎡(909평)를 각각 18억9150만원, 12억9015만원에 매입했다. 총 58억7677만원이 들어갔다.
문제는 기성용이 농지를 매입할 당시, 그는 영국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일보는 기성용이 국내 농지 취득을 위해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관할 구청은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해줬다고 꼬집었다.
기 전 단장은 한국일보에 “내 평생 꿈인 ‘기성용 축구센터’를 짓기 위해 아들 명의로 농지 등을 사들이고 축구센터 설계도면도 뽑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획이 미뤄졌다”며 “성용이는 농지 취득 과정도 모르고 모든 건 내가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토지가 축구센터 건립 목적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값비싼 점 △매입 후 센터 조성을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점 △광주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마륵공원 조성사업 부지에 땅이 대거 포함됐거나 인접한 점 등을 토대로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기성용 명의 농지 중 마륵공원 부지에 포함된 땅은 2653㎡(36.4%)로, 기성용은 이 땅들을 원래 지번에서 분할한 뒤 민간공원 사업자에게 공공용지로 협의 매도하고 약 12억원의 토지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매입 가격(5억6500만원) 곱절 이상의 금액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