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이원중 부장판사)은 퇴거불응 및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 A씨(40)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치과 직원 B씨에게 반지, 케이크, 마카롱 등을 건네며 교제를 요청했다. B씨는 남자친구가 있다며 계속 거절했지만 A씨는 개의치 않고 B씨를 찾아갔다. ‘나가달라’는 요구에도 불응했다.
A씨는 해당 치과에서 진료를 받았고 이후 B씨의 업무·퇴근시간에 맞춰 접근해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보고 거절하는 B씨에게 “무릎 꿇으면 주겠느냐”고 말하며 집요한 스토킹을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2018년 12월 24일 퇴거를 요청하는 B씨에게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는 거 아니잖아요”라며 꽃다발을 내밀고 그 자리에서 버틴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A씨는 수차례에 걸쳐 B씨를 찾아가 선물 등을 전달하려고 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퇴거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소위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횟수 등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B씨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 사건을 ‘스토킹범죄’라고 판시했음에도 A씨에게는 경범죄 처벌법에서의 ‘지속적 괴롭힘’만 적용됐다. 이에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10만원이라는 경미한 처벌을 받았다.
국회는 지난달 스토킹 범죄에 대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소위 ‘스토킹 처벌법’을 통과시켰지만, 이 법안의 시행은 9월부터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