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무면허 화물차 기사, 법원은 의외의 판결을 내렸다

입력 2021.04.13 07:00수정 2021.04.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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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무면허 화물차 기사, 법원은 의외의 판결을 내렸다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5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News1 DB

(전주=뉴스1) 박슬용 기자 = 무면허 사고를 낸 50대 화물차 운전기사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한쪽 눈에 장애가 있던 이 남성은 화물차를 운전하는 기사임에도 단 한번도 면허를 취득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고상교)는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무면허 상태에서 화물차 운전을 하다 2019년 6월11일 전북 고창군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추돌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B씨가 허리 등을 다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화물차를 구입하고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채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A씨는 2000년부터 무면허 운전 혐의로 수차례 벌금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법정에서 “한쪽 눈에 장애가 있어 운전면허를 따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무면허 운전으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무면허 운전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양형부당의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음에도 계속해 운전을 함으로 동종 범행전력이 많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며 “다만 피고인은 약 4개월의 구금기간 동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다시는 무면허 운전 등의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보상으로 350만원을 공탁한 점, 피고인이 오른쪽 눈의 시력이 상실되면 면허를 딸 수 없는 것으로 알고 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점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해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 2016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단안 장애인이 보통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 다른쪽 눈 시력이 0.8 이상, 수평시야 120° 이상, 중심시야 20° 내 암점 또는 반맹이 없다는 안과전문의의 진단서를 제출하면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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