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며 방역당국이 현행 수도권과 부산지역의 유흥시설 집합금지를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마지막 주말을 불태우기 위한 시민들로 강남·홍대는 북적였다.
10일 저녁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먹자골목은 인파로 가득했다. 강남역 인근에는 오후 6시부터 삼삼오오 술을 마시기 위해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가 오는 12일부터 시행되면서 마지막 주말을 즐기기 위한 젊은층들이 거리로 몰렸다.
밤이 깊어지자 술에 취한 이들은 거리를 나왔지만 떠나기 아쉬운지 길거리를 떠돌았다. 점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오후 10시30분쯤에도 길거리는 흡연을 위해 마스크를 벗은 시민과 지나가는 시민들이 차량과 뒤엉켜 혼잡했다. 특히 5명부터 8명까지 무리를 이뤄 다니는 모임도 눈에 띄었다. 단속 경찰들이 지나다니긴 했지만 엄청난 인파에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한 헌팅술집 앞에서 만난 박모씨(21·남)는 "문 닫는다고 들어서 급하게 이번주로 약속을 바꿨다"라며 "한강 근처로 가서 한 잔 더 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후 11시쯤 찾은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는 강남역보다는 한산했으나 거리를 떠나지 못한 젊은층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편의점 앞 노상과 메인거리 등에는 오후 10시가 넘었음에도 맥주캔을 사서 마시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술에 취한듯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시민도 있었다.
클럽을 다녀왔다는 이모씨(24·여)는 "문을 닫는 줄 몰랐는데, 그래서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다"며 "닫는다고 하니까 오히려 사람이 더 몰리는 것 아니냐"며 되물었다.
SNS에는 불법영업을 버젓이 홍보하는 게시글도 있다. '#몰영', 'ㅁㅇ'을 검색하니 영업제한 조치와 관계없이 24시간 정상영업을 한다는 유흥업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최근 자영업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같은 건물에 술집, 노래방이 함께 쓰는데 10시가 넘었는데도 열쇠가 꼭 필요한 화장실 문이 한번씩 열려있더라"라며 "다른 자영업자들은 힘들어 죽겠어도 퇴근했는데 이런 것을 보니 너무 괘씸하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방역지침을 어기고 불법영업을 이어가는 시설들은 꾸준히 적발돼왔다.
전날 전북의 한 대형 유흥업소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몰래 심야영업을 하다 전북도와 경찰의 합동단속에 적발됐다.
지난달 18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가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하고 새벽까지 영업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해당 업소에서는 손님과 업소 종업원을 포함해 총 39명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