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혈 묻은 옷 입고 일했다"

입력 2021.04.09 15:57수정 2021.04.09 16:02
"인간으로서 존엄과 인격을 무시받았다"
"생리혈 묻은 옷 입고 일했다"
지난 2월1일부터 68일째 파업을 강행 중인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9일 광주 서구 치평동 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있다. 2021.4.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하며 68일째 파업을 강행 중이다.

노조는 9일 광주 서구 치평동 국민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본부 앞에서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장기파업 유도하는 건강보험공단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조속한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했다.

노조원 106명은 노동환경 개선과 근로기준법 준수, 고객센터 직영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월1일부터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노조는 "생리일에 보건휴가 사용이 불가한 것은 물론이고 평소 화장실 가는 것까지 확인받으며 인간으로서 존엄과 인격을 무시받았다"며 "지난해 9월 생리통을 호소하던 한 직원은 피 묻은 바지를 입고 근무하기도 했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이 사측의 '간접 고용'으로부터 유발됐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대부분이 여성인 건보공단 콜센터는 건보공단에 직접 고용이 아닌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 형태로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건보공단 측에서 근무 시작 이후에는 보건휴가로 근태사유를 등록할 수 없게 시스템을 설정해둬 직원들은 아플 때도 고통을 호소하면서 업무를 강행해야만 했다.

용역업체에 휴가 사용을 요구해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 뿐이었다.

노조는 "최근 사측은 시민 중재단과 만나 직접고용에 대해 소통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며 "(그러나) 이것은 시간끌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고객센터 직영화 논의를 다시 해보겠다던 이사장의 약속은 진정성있게 느껴지지 않고 진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업무 개선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헌신으로만 관계가 지속돼서는 안된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사측이 만만하게 보던 우리는 더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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