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나이키가 운동화에 사람의 피를 넣어 만든 이른바 '사탄 운동화'를 제작한 의류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을 취하했다. 업체가 이미 판매된 제품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조건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날 스트리트웨어 업체 미스치프(MSCHF)를 상대로 제기한 연방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SCHF 측은 최근 논란이 된 '사탄 운동화'는 물론 2019년 출시한 '예수 운동화' 역시 더는 유통되지 않도록 모두 소매 가격에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앞서 미국 래퍼인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나이키 '에어맥스 97'를 개조해 사람 피 한 방울을 넣어 사탄 콘셉트의 한정판 운동화를 발매했다.
이 운동화는 릴 나스 엑스가 뉴욕에 기반을 둔 예술단체 MSCHF가 함께 만든 것으로, 사탄을 상징하는 숫자인 666켤레로 제작한 한정판으로 지난 29일부터 1018달러(약 115만원)에 판매됐다.
이 운동화에는 청동 소재로 오각형 별 모양이 새겨져 있으며 '하늘에서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는 누가복음 구절이 인쇄돼 있어 '사탄 운동화'란 별명으로 불렸다. 해당 운동화는 총 666개가 제작·판매됐는데,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사람 피를 넣은 운동화를 판다는 논란이 커지며 나이키를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나이키는 "우리가 제작한 것이 아님에도 우리의 허가나 승인 하에 만들어졌다는 오해가 생겨나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MSCHF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MSCHF 측은 운동화가 예술 작품이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받아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운동화에 판매금지 처분을 내리며 나이키의 손을 들어줬다.
MSCHF는 나이키와 합의에 따라 팔린 운동화들을 소매 가격에 다시 사들이기로 했지만, 한정판 신발은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 환불에 참여하려는 구매자가 얼마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