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 모녀' 유족들, 김태현 얼굴 드러내자 절규하며..

입력 2021.04.09 11:36수정 2021.04.09 15:15
"살인마 김태현을 살인하라"
'노원 세 모녀' 유족들, 김태현 얼굴 드러내자 절규하며..
서울 노원구 아파트 세 모녀 살해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직전 언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태현(25)이 마스크를 벗고 포토라인에 서자 피해자 유족들은 "살인마 김태현을 살인하라"고 절규했다.

김태현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에서 얼굴을 공개했다. 범죄 피의자로서 포토라인에 섰지만 바닥을 응시하거나 위축되지 않은 모습으로 담담하게 심경을 전했다.

검정색 후드짚업에 검정 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목에 자해 상처를 가리기 위해 흰 붕대를 감은 채 포토라인에 선 김태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에 일일히 답변 못드릴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양해를 구한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경찰 관계자에 "잠깐 팔을 좀 놔주실 수 있냐"고 한 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뻔뻔하게 눈 뜨고 숨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 진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태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포토라인 바깥에서는 피해 세 모녀의 유족들이 "살인마 김태현"이라고 외치며 "사형하라"고 목청껏 외쳤다. 유족들은 김태현이 호송차량에 오를 때까지 울음과 분노섞인 외침을 이어갔다. 이들 세 모녀 중 두 딸의 고모라고 밝힌 A씨는 "유족들이 저 사람(김태현)을 볼 기회가 없어 찾아왔다"며 "악마같은 놈의 얼굴을 보러 왔다"고 했다.

김태현은 이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어줄 수 있냐'는 취재진의 요청에 잠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하기도 했다. 까무잡잡한 얼굴의 김태현은 고개를 들고 덤덤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응시했다. 입술이 마르는지 연신 입술을 깨물기도 했다.

취재진이 'TV로 화면을 보고 있을 어머니께 할 말 없냐'고 질문하자 허리를 굽힌 채로 "면목이 없다, 솔직히"라고 말했다.

김태현은 '스토킹 혐의 인정하냐', '범행 계획은 언제부터 세웠냐', '왜 자해했냐', '범행 후 3일간 뭐했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는 말을 끝으로 호송차량에 올랐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노원구 소재 세 모녀의 집을 찾아 이들 피해자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25일 오후 9시8분께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세 모녀와 자해를 하고 피해자인 큰 딸의 시신 근처에 누워있는 김태현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김태현에 기존 살인 혐의 이외 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등 4개 혐의를 추가해 입건했다.

'노원 세 모녀' 유족들, 김태현 얼굴 드러내자 절규하며..
서울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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