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많다고 매달 월급 깎아...이상한 中회사

입력 2021.04.08 11:03수정 2021.04.08 11:43
키에서 105을 뺀 숫자가 회사 표준 체중,
체중 많다고 매달 월급 깎아...이상한 中회사[별별차이나]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의 한 회사 체중 감량 통지문. 체중 기준과 초과할 경우 벌칙 등이 적혀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2년 동안 매달 회사 임금을 깎는 황당한 일이 중국에서 벌어졌다. 이 직원은 체중 감량을 시도했지만 더 이상 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언론에 이를 폭로했다.

8일 중국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시의 왕모씨는 회사로부터 2년 동안 매달 500위안씩 모두 1만위안(약 171만원)을 삭감 당했다. 그러나 이는 왕씨의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었다. 단지 회사에서 정한 체중보다 더 나간다는 것이 문제였다.

왕씨는 정저우의 한 부동산 관리회사의 질서 책임자다. 그는 항상 자신의 키가 크고 체격도 건장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갑자기 회사의 ‘직원 체형 달성 활동에 관한 통지’가 내려왔다. 문서에는 남녀 체형별 참고기준이 적혀 있었다. 남성 체중은 키에서 105를 뺀 숫자가 표준이며 여기서 10%를 초과하거나 미달되면 불합격으로 판단했다.

예컨대 키 185cm 남성은 105를 뺀 80kg이 정상 체중이라는 뜻이다. 왕씨의 키는 180cm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75kg가 돼야 회사의 기준을 충족한다. 그러나 왕씨 체중은 100kg을 넘었다. 이로 인해 왕씨는 그해 11월부터 매달 500위안의 임금을 회사에서 공제 당했다.

왕씨는 이를 악물고 체중 감량에 도전했다. 하루 세끼 식사를 한 끼로 줄였다. 이 덕분에 15kg을 감량했다. 하지만 왕씨는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며 감량을 포기했다.

회사 인사담당자는 처음엔 월급을 공제하지 않았다고 잡아뗐다가 왕씨가 녹음 파일을 들려주며 따져 묻자, 나중에 체중을 기준에 맞추면 한꺼번에 돌려줄 예정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체중 때문에 임금을 깎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회사는 뒤늦게야 사내 회의를 열고 부적절한 규정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저우시 노동보장감찰대대는 회사 전체에 대한 조사를 벌여 법에 따라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회사의 통지는 직원 건강을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네티즌들은 “회사의 관행이 매우 기이하다”고 비판했다.

체중 많다고 매달 월급 깎아...이상한 中회사[별별차이나]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한 부동산 회사 직원인 왕모씨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 캡쳐.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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