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국 각지에 15채의 집을 사들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표창장을 받고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새만금개발공사에 재취업 할 때에도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부동산 당국 등에 따르면 LH 직원 A씨는 A씨는 새만금개발공사에서 다른 직원들의 비위를 적발하던 감사책임자로 일해오다 뒤늦게 ‘공급주택 싹쓸이’ 사실이 드러나자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새만금개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는 LH에 재직하던 지난 2012~2017년 본인·가족 명의로 수원, 동탄, 목포, 대전, 논산, 포항, 창원, 진주 등지에서 LH공급 주택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LH 공급 주택 취지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 기여’다.
A씨는 지난 2017년 12월 29일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에게 “평소 맡은 바 직무에 정려하여 왔으며 특히 국토교통업무 발전에 기여한 공(功)이 크다”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표창장 받기 한 달 전에도 A씨는 모친 명의로 대전의 LH공급주택을 순번추첨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해인 2018년 A씨는 LH 내부 감사에서 분양 내역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감봉 2개월의 징계수위가 잠정결정 됐지만 표창장을 수여받은 것으로 인해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으로 감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가 내려지자 A씨는 이듬해인 2019년 또 다른 공기업인 새만금개발공사 경력직으로 재취업했다.
당시 경쟁률이 11 대 1에 달했지만 A씨는 LH 징계내용은 감추고, 지원서에 ‘김현미 표창장'을 첨부하면서 합격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공직기강이 뿌리부터 썩은 상황에서 LH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은 예견된 참사였다”면서 “부동산 적폐를 탓할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적폐임을 인정하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