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맞은 시민 산 채로 불태운 미얀마 군경

입력 2021.03.29 07:00수정 2021.03.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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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맞은 시민 산 채로 불태운 미얀마 군경
지난 3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7일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114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스러졌다. 누적 사망자는 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다섯 살 어린이가 희생되는가 하면 총을 맞아 신음하던 남성이 산 채로 불길에 내던져져 사망하기도 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현지 온라인 매체 ‘미얀마 나우’를 인용해 전날 숨진 시민들이 114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일일 기준 최대 규모다. 종전까지는 지난 14일 90명이 최대 사망자 기록이었다.

미안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누적 사망자수는 328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날 사망자 수를 더하면 군부의 무지막지한 진압에 희생된 시민은 450명에 달한다.

또 다른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는 군사정부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시민은 현재까지 429명 수준이라며 전날 하루에만 다섯 살 어린이를 비롯, 15세 미만의 시민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군경은 심지어 시위를 벌이지 않았던 시민들도 찾아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곤 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 간호사는 “식수 배달원과 행인도 머리와 배에 총을 맞아 숨졌다”고 증언했다. 시민들은 전날 ‘미얀마군의 날’을 당초 명칭인 ‘저항의 날’로 바꿔 부르면서 미얀마 전역에서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28일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마을 주민 한명이 총격에 부상당한 뒤 불에 타 숨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군경이 전날 밤 오후 9시경 아웅먀타잔구를 급습했고, 이 과정에서 다친 아이 코 씨(40)를 체포해 불이 붙어있는 폐타이어 위로 던졌다. 그가 산 채로 불에 타면서 ‘엄마 살려줘요’라고 외치고 있었다는 게 현지 매체 설명이다.
그는 자녀 4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라 중부 사가잉주 몽유와 지역에서는 총에 맞아 다친 시위대를 치료하던 20세 간호사 한 명도 군경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 정권은 지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도중 자국을 점령한 일본군에 맞서 무장 저항을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저항의 날’을 1962년 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찬탈한 뒤 ‘미얀마군의 날’로 바꾸었다.

총 맞은 시민 산 채로 불태운 미얀마 군경
미얀마 군부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 사진=로이터뉴스1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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