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4차로 도로에서 잡힌 날치기범, 알고보니..

입력 2021.03.29 06:01수정 2021.03.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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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4차로 도로에서 잡힌 날치기범,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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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야, 야, 위험해 위험해!”

지난 23일 오후 6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도로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주변에 울렸다.

왕복 4차로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A씨(32)를 보고 마산중부경찰서 소속 형사 2명이 고함을 치고 있었다.

당시 형사들은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마산 불종거리 등을 거닐던 A씨 뒤를 밟았다. A씨와의 간격은 80여m. 너무 가까이 쫓아가면 낌새를 챌까봐 거리를 두고 적절한 시기를 노렸다.

천천히 거리를 좁히다 이윽고 손만 뻗으면 닿을 정도까지 A씨와 가까워졌다.

단번에 잡으려던 형사들이 손을 뻗어 덮치려는 순간, A씨는 반사적으로 달아났다. 이미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건지, 혹은 이런 상황에 익숙했는지 뒤도 안보고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A씨는 차들이 쌩쌩 내달리는 왕복 4차로를 도주로로 삼았다.

사고를 염려하는 형사들이 “위험해”라고 소리쳤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른 고민을 할 겨를도 없던 형사들 역시 차도로 뛰어들어 A씨를 추격했다.

20여m 달아났을까. A씨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붙잡혔다. 형사들이 옷자락을 잡아당기자 A씨가 그대로 넘어졌고, “긴급체포한다”며 미란다원칙을 고지할 때는 차도 한가운데였다.

마산중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3일 오후 2시35분쯤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대기하다가 135만원을 찾아 나오는 70대 여성의 가방을 들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했다. A씨는 동종범죄 전력도 수차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 춘천에서 지난 22일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창원을 찾은 A씨는 유흥비와 생활비 등이 필요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다. 여자친구를 만날 때는 숙소에서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다.

그는 개인 빚을 갚고자 할머니가 인출했던 135만원 중 대부분을 사용했고, 남은 34만원만 경찰이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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