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미달 폐기 마스크 4500장을 재포장 판매하다니

입력 2021.03.27 11:00수정 2021.03.27 12:44
벌금형보다 무서운 형벌 없나요
성능 미달 폐기 마스크 4500장을 재포장 판매하다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유통이 불가능한 성능 미달의 폐기 마스크를 재포장해 판매한 약사 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남성우 부장판사는 사기와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약사 A씨(70·여)와 폐기물 수거 업자인 B씨(71)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B씨의 부인이자 약국 종업원 C씨(60)에게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22일부터 3월3일까지 충북 진천군의 한 약국에서 폐기처분을 앞둔 마스크를 재포장해 70명에게 4535장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공장에서 성능미달로 폐기 위탁을 받은 마스크를 자신 업체로 가져와 하자가 있는 부분을 수선한 뒤 비닐봉투에 재포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C씨는 이 마스크를 국산원료로 만든 KF94 제품으로 속여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했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911만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한 때다.

남 부장판사는 "이들에게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며 "피고인들이 고령이고 범행을 인정하면서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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