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한 겨울에 속옷만 입혀 밖에서 2시간가량 자녀를 방치하는 등 자녀 양육 과정에서 폭행과 학대를 일삼은 친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아동학대재범예방강의 수강 및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2월초 장기 투숙 중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모텔에서 주먹으로 B군(17)의 턱과 가슴을 때리는 등 그해 12월21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신체, 정신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기간 2차례에 걸쳐 B군을 속옷만 입힌 채 베란다 밖에 2시간가량 세워두거나, 주먹 등으로 수차례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일정한 직업없이 B군을 스노우보드 하프파이프 종목 선수로 훈련시킨다는 명목으로 제자리에서 돌면서 점프뛰기를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의 범행은 그해 같은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벌어진 일이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에 비춰 죄책이 무겁고, 학대의 정도가 가볍지 않으며, 상당기간 반복해 범행을 했다"면서 "같은해 같은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그 기간 중에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해 아동이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현재 피해 아동은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피고인과 왕래 없이 혼자 지내고 있어 재범 위험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